일년일독성경말씀
사무엘상 11-13장
매일성경묵상
레 11:1-23
1 여호와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2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라 육지의 모든 짐승 중 너희가 먹을 만한 생물은 이러하니
3 모든 짐승 중 굽이 갈라져 쪽발이 되고 새김질하는 것은 너희가 먹되
4 새김질하는 것이나 굽이 갈라진 짐승 중에도 너희가 먹지 못할 것은 이러하니 낙타는 새김질은 하되 굽이 갈라지지 아니하였으므로 너희에게 부정하고
5 사반도 새김질은 하되 굽이 갈라지지 아니하였으므로 너희에게 부정하고
6 토끼도 새김질은 하되 굽이 갈라지지 아니하였으므로 너희에게 부정하고
7 돼지는 굽이 갈라져 쪽발이로되 새김질을 못하므로 너희에게 부정하니
8 너희는 이러한 고기를 먹지 말고 그 주검도 만지지 말라 이것들은 너희에게 부정하니라
9 물에 있는 모든 것 중에서 너희가 먹을 만한 것은 이것이니 강과 바다와 다른 물에 있는 모든 것 중에서 지느러미와 비늘 있는 것은 너희가 먹되
10 물에서 움직이는 모든 것과 물에서 사는 모든 것 곧 강과 바다에 있는 것으로서 지느러미와 비늘 없는 모든 것은 너희에게 가증한 것이라
11 이들은 너희에게 가증한 것이니 너희는 그 고기를 먹지 말고 그 주검을 가증히 여기라
12 수중 생물에 지느러미와 비늘 없는 것은 너희가 혐오할 것이니라
13 새 중에 너희가 가증히 여길 것은 이것이라 이것들이 가증한즉 먹지 말지니 곧 독수리와 솔개와 물수리와
14 말똥가리와 말똥가리 종류와
15 까마귀 종류와
16 타조와 타흐마스와 갈매기와 새매 종류와
17 올빼미와 가마우지와 부엉이와
18 흰 올빼미와 사다새와 너새와
19 황새와 백로 종류와 오디새와 박쥐니라
20 날개가 있고 네 발로 기어 다니는 곤충은 너희가 혐오할 것이로되
21 다만 날개가 있고 네 발로 기어다니는 모든 곤충 중에 그 발에 뛰는 다리가 있어서 땅에서 뛰는 것은 너희가 먹을지니
22 곧 그 중에 메뚜기 종류와 베짱이 종류와 귀뚜라미 종류와 팥중이 종류는 너희가 먹으려니와
23 오직 날개가 있고 기어다니는 곤충은 다 너희가 혐오할 것이니라
11장은 정한 짐승과 부정한 짐승을 구별합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땅-하늘-물"이라는 삼중 구조 속에서 정한 것과 부정한 것을 구별하고, 내일 묵상할 본문에서는 생활 반경 속에서 그것을 확인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은 정결한 짐승은 굽이 갈라지고 되새김질을 하는 가축들입니다. 이런 조건에서 벗어난 짐승들은 모두 부정한 것입니다. 물고기 중에는 지느러미와 비늘이 없는것, 새들 중에서는 육식하는 것들이 부정하다 하십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왜 이렇게 정한 음식과 부정한 음식을 구별해 주셨을까요? 여기에 몇가지 전통적인 해석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보건 - 위생학적 설명으로 부정한 짐승은 비위생적이며 건강에 해롭다는 주장입니다. 이는 일부 유대교 랍비들의 해석이고, 제칠일 안식일 교회가 이를 따른다고 합니다. 어떤 랍비들은 일부 동물들은 서식 환경이 불결하다는 이유로 금지된다고 말하기도 하고, 지느러미와 비늘이 없는 물고기는 탁한 물에서 살고, 체액이 차기에 먹으면 몸에 해롭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미생물학이 발달한 근대에 이르러서는 부정한 짐승들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통해 돼지고기는 선모충균이 가득하고 토끼는 야토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보건-위생학적 설명이 힘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견해의 문제점은 금지된 짐승들 중에는 영양이 뛰어나고 위생적으로도 문제가 없는 것들이 많고 반대로 허용된 짐승들 중에도 건강에 좋지 않은 것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신약에 와서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구분을 완전히 폐기했습니다. 제칠일 안식일 교회는 레위기 음식법의 항구적 유효성을 주장하지만 예수님과(막7:14~20)사도들(행10:9~16)의 가르침을 볼 때 이는 더 이상 효력이 없음이 분명합니다. 하나님께서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주신 법을 나중에는 스스로 제거했다는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두번째는 상징적 해석입니다. 정결하고 부정한 짐승의 구분은 그것들이 지닌 상징성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정결한 짐승들은 의인으로서 이스라엘 사람들의 행동양식을 나타내며, 반대로 부정한 짐승들은 죄인들의 모습을 나타낸다는 식의 해석입니다. 그러나 풍유적 해석법은 현대의 성경 해석학에서 매우 위험한 것으로 간주되어 더는 주석가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근거없는 해석은 주관적이라는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교회에서는 흔히 갈라진 굽은 신약과 구약의 말씀을 상징하고 새김질은 말씀의 묵상을 상징한다는 해석이 흔히 통용되죠. 그러나 갈라진 굽은 선과 악을 상징하고 새김질은 선악의 분별을 상징한다는 해석도 존재합니다. 이와 같이 풍유적 해석은 명확한 기준이 없기에 주관성을 피할 수 없습니다.
셋째로 구조주의적 설명입니다. 구조주의에 입각한 메리 더글러스는 ‘부정결’과 ‘오염’은 질서를 벗어난 것, 변칙적이고 자리를 이탈한 상태, 그리고 흠이 있는 불완전한 상태라고 주장했습니다. 그와 반대로 정결한 것은 원래의 자리에 있는 상태, 정상적인 것, 그리고 흠이 없는 완전한 상태를 말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에 주장에 따르면 모든 동물은 하늘, 땅, 수중의 각 영역에 맞는 신체 구조와 이동 방식을 지녀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정한 것으로 분류되는 짐승, 물고기, 새, 그리고 곤충은 저마다 삶의 영역에 부합하는 신체 구조와 이동방식을 가졌습니다. 더글러스에게 있어 모든 생물은 창세기 1장의 자연 생태계에 적합한 신체 구조와 이동방식을 가져야 하며, 이 기준을 벗어난 것은 무엇이든 “변칙적인 것”이기에 부정하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의 이론은 많은 반론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이동 방식의 변칙성(anomaly) 설명에 대한 집요한 비판이 이어졌는데 전 동물계에 일관성 있게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답변들에 만족하지 못한 일부 구약학자들은 정-부정을 가르는 가장 설득력 있는 이유를 찾아내는데, 바로 생명과 죽음의 두 축으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금지된 짐승과 새들 중 대다수는 피를 내면서 죽음을 유발하는 육식동물, 죽음의 찌꺼기와 사체를 먹는 청소동물(scavengers), 그리고 돼지와 같은 잡식성 동물입니다.
수중 생물 중 바닥을 청소하는 종류는 우선 배제됩니다. 수중에서 기는 짐승들은 수중 밑바닥에 널브러진 죽은 어류의 잔해를 섭취할뿐더러 수면 밑을 배로 쓸고 다니거나 그곳에서 살기 때문입니다. 수중을 헤엄치는 물고기는 지느러미와 비늘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지상 동물과 달리 이 둘 중 하나만 가진 물고기는 정결한 동물로 분류되지 않았습니다. 공중의 새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어 주로 육식 조류와 사체를 먹는 습성을 가진 조류, 물고기를 잡아먹는 새들이 부정하게 여겨졌다고 보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여러 관점들 중 어떤 관점을 선호 하시나요?
저는 이렇게 어떤 기준으로 하나님이 정결과 부정을 구분하셨는지를 발견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이 정결법을 주신 목적을 잘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음식법의 목적은 정결한 짐승의 섭취를 통해 거룩한 백성의 신분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정결한 음식으로 가져 먹으면서 자신이 하나님의 백성임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정결한 음식이 우리를 정결케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결한 우리가 하나님의 명령을 지키며 살려고 노력할 때 정결한 음식을 먹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문화에 속한 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비판할 필요가 없습니다. 특히 신약 시대가 열리며 하나님의 정결 음식의 한계를 열어 주셨습니다. 베드로에게 보여주신 비전은 이방백성에게 복음이 증거되면서 그들에게 구약의 정결 음식을 강요하기 보다는 그들의 문화 속에서 정착한 음식도 존중하기를 바라시며 복음이 증거되기를 원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구약의 정결 예법에 구속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무엇을 먹고 마실지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스스로 정결케 하려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먹고 마시는 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지 않게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