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암송 2
구약이야기 7
일년일독성경말씀
열왕기상 1-3장
눅 23:13-25
13 빌라도가 대제사장들과 관리들과 백성을 불러 모으고
14 이르되 너희가 이 사람이 백성을 미혹하는 자라 하여 내게 끌고 왔도다 보라 내가 너희 앞에서 심문하였으되 너희가 고발하는 일에 대하여 이 사람에게서 죄를 찾지 못하였고
15 헤롯이 또한 그렇게 하여 그를 우리에게 도로 보내었도다 보라 그가 행한 일에는 죽일 일이 없느니라
16 그러므로 때려서 놓겠노라
17 (없음)
18 무리가 일제히 소리 질러 이르되 이 사람을 없이하고 바라바를 우리에게 놓아 주소서 하니
19 이 바라바는 성중에서 일어난 민란과 살인으로 말미암아 옥에 갇힌 자러라
20 빌라도는 예수를 놓고자 하여 다시 그들에게 말하되
21 그들은 소리 질러 이르되 그를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하는지라
22 빌라도가 세 번째 말하되 이 사람이 무슨 악한 일을 하였느냐 나는 그에게서 죽일 죄를 찾지 못하였나니 때려서 놓으리라 하니
23 그들이 큰 소리로 재촉하여 십자가에 못 박기를 구하니 그들의 소리가 이긴지라
24 이에 빌라도가 그들이 구하는 대로 하기를 언도하고
25 그들이 요구하는 자 곧 민란과 살인으로 말미암아 옥에 갇힌 자를 놓아 주고 예수는 넘겨 주어 그들의 뜻대로 하게 하니라
예수님은 다시 빌라도 앞에 섰습니다.
빌라도는 아무리 조사해도 예수님을 처벌할 죄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14절에 보면 대제사장들과 관리들과 백성들에게 “이 사람에게서 죄를 찾지 못하였고"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헤롯도 죄를 찾지 못하여 다시 우리에게 돌려 보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그가 행한 일에는 죽일 일이 없느니라…” 그렇습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서 행하신 일에는 결코 죽일 일이 없었습니다. 아니, 예수님은 어떤 죄도 범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대제사장들과 관리들이 사람들을 선동하기 시작했습니다.
18절에 무리가 일제히 소리질러 말합니다. “이 사람을 없이하고 바라바를 우리에게 놓아 주소서..” 사람들은 생명을 살리신 예수님 대신에 생명을 빼앗은 바라바를 놓아달라고 소리 지릅니다. 나아가 이렇게 요구합니다. “그를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빌라도는 세번째 말합니다. “이 사람이 무슨 악한 일을 하였느냐 나는 그에게서 죽일 죄를 찾지 못하였나니 때려서 놓으리라.” 빌라도는 확고하게 세번째 말했습니다. 세번째 말했다는 것은 더이상 변할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인데, 이렇게 말하는 빌라도를 변하게 한 것이 사람들의 소리입니다. 23절에 “그들의 소리가 이긴지라"라고 하셨습니다. 사람들은 소리질렀습니다.
어제 본문 묵상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빌라도는 민란이 일어나지 않게 다스리는 책임을 진 사람입니다. 그의 약점은 사람들이 동요하여 민란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군중들의 소리에 빌라도는 졌습니다. 당시 빌라도가 디베리우스 로마 황제에게 예수의 심문, 체포, 사형에 대해서 보낸 『빌라도의 보고서』란 책에 보면 빌라도가 민란을 매우 염려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가끔 시민 폭동에서 노한 군중을 목격하여 왔으나 이번처럼 격렬한 폭동을 본 적은 없었습니다. 마치 지옥의 모든 유령들이 예루살렘으로 모여온 것 같았다고 밖에는 더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군중들은 걸어 다닌다기 보다는 갑자기 땅에서 불쑥불쑥 솟아나는 것 같았는데 총독 청사의 입구에서부터 시온 산에 이르기까지 군중들은 넘실거리는 파도를 따라 움직이는 소용돌이처럼 보였고 가지가지 해괴한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는 것 같았습니다.” 빌라도는 당시 예루살렘에는 군중의 민란을 막을 충분한 군사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결국 빌라도는 이 성난 군중의 압력에 의해서 무죄한 예수님에게 십자가 사형을 언도합니다. “이에 빌라도가 그들이 구하는 대로 하기를 언도하고” (눅 23:24) 빌라도의 입장에서는 군중들의 함성에, 민란을 막아야 했기 때문이라고 항변할 수 있지만, 그는 진리를 지킬 힘도 마음도 없었습니다. 그저 군중들의 함성에 휩쓸리고 만 것입니다.
그렇다면 빌라도의 마음을 움직인 군중들은 누구인가 생각해 봤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습니다. 군중들은 왜 예수님은 죽은 자를 살리고, 병든자를 고치고,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친 선한 예수님 대신에 민란을 일으키고, 살인까지 한 바라바를 원했을까요? 불과 몇일 전에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호산나 찬양했던 군중들은 다 어디가고 일제히 예수님을 죽이라고 외치는 사람들만 빌라도 앞에 있을까요? 그들은 사리 분별이 안되는 사람들일까요? 대제사장들에게 매수된 사람들일까요? 물론 그중에는 대제사장들의 사주를 받고 군중을 선동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군중심리에 의해 움직인 사람들일 것입니다. 군중심리란 “사회심리 현상중 하나로 여러 사람들이 집단으로 모였을 때 개별적 주체의 일상적인 사고와 다르거나 설사 같다고 하더라도 범위를 뛰어넘는 행동을 하게 되는 심리 상태를 일컫는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2002년 월드컵 당시 4강전에 올라갔을 때 수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뛰어 나와 소리 지르고 어떤 사람들은 차위에 올라가 뛰는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평소에는 절대로 할 수 없는 행동도 사람이 모였을 때 이상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기 이상의 행동은 사회적으로 위험하고 억제할 수 없는 집단난동, 폭동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저도 87년 대학에 입학 하고 신입생때 데모 대열에 합류한 경험이 있습니다. 과 친구들이 모두 참석하고, 선배들이 신입생은 반드시 와야 한다는 말을 해서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참석했습니다. 처음에는 별로 열정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구호를 외치며 노래를 하자 나도 모르게 일어나 함께 합창하고 힘있게 구호를 외치며 앞열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한번 그렇게 구호를 외치며 군중들과 함께 있으면 그들과 하나가 되어 내가 하는 행동과 말이 다 옳은 것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그리고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무용담처럼 이야기 하게 됩니다. 군중에 동화되면 진실은 사라지고 군중의 힘에 의해 내 자신이 움직이게 됩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친 사람들이 예수님에게 피해본 사람들일까요?
전혀 예수님과 상관 없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종교지도자들이 뒤에서 사람을 매수하여 선동하게 만들고 몇명의 선동가들에 의해서 진실 여부를 따지지 않고 소리 지르는 군중이 된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저는 예수님을 향해 소리지른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의 신앙이 든든히 뿌리 내리지 않으면 군중들에 의해 휩쓸릴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밑에서 예수님의 처형을 안타까워하며 가슴아파 하던 소수의 사람들은 끝까지 예수님을 배반하지 않고 예수님 곁을 지켰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오병이어를 경험했던 수천, 수만명의 사람들은 어디가고 소리 높여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무리들이 빌라도 앞에 서 있습니다.
나는 어떤 신앙을 갖고 있습니까?
군중의 소리에 흔들리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사순절 38일차 기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