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일독성경말씀
신명기 24-27장
매일성경묵상
시편 77편
1 내가 내 음성으로 하나님께 부르짖으리니 내 음성으로 하나님께 부르짖으면 내게 귀를 기울이시리로다
2 나의 환난 날에 내가 주를 찾았으며 밤에는 내 손을 들고 거두지 아니하였나니 내 영혼이 위로 받기를 거절하였도다
3 내가 하나님을 기억하고 불안하여 근심하니 내 심령이 상하도다 (셀라)
4 주께서 내가 눈을 붙이지 못하게 하시니 내가 괴로워 말할 수 없나이다
5 내가 옛날 곧 지나간 세월을 생각하였사오며
6 밤에 부른 노래를 내가 기억하여 내 심령으로, 내가 내 마음으로 간구하기를
7 주께서 영원히 버리실까, 다시는 은혜를 베풀지 아니하실까,
8 그의 인자하심은 영원히 끝났는가, 그의 약속하심도 영구히 폐하였는가,
9 하나님이 그가 베푸실 은혜를 잊으셨는가, 노하심으로 그가 베푸실 긍휼을 그치셨는가 하였나이다 (셀라)
10 또 내가 말하기를 이는 나의 잘못이라 지존자의 오른손의 해
11 곧 여호와의 일들을 기억하며 주께서 옛적에 행하신 기이한 일을 기억하리이다
12 또 주의 모든 일을 작은 소리로 읊조리며 주의 행사를 낮은 소리로 되뇌이리이다
13 하나님이여 주의 도는 극히 거룩하시오니 하나님과 같이 위대하신 신이 누구오니이까
14 주는 기이한 일을 행하신 하나님이시라 민족들 중에 주의 능력을 알리시고
15 주의 팔로 주의 백성 곧 야곱과 요셉의 자손을 속량하셨나이다 (셀라)
16 하나님이여 물들이 주를 보았나이다 물들이 주를 보고 두려워하며 깊음도 진동하였고
17 구름이 물을 쏟고 궁창이 소리를 내며 주의 화살도 날아갔나이다
18 회오리바람 중에 주의 우렛소리가 있으며 번개가 세계를 비추며 땅이 흔들리고 움직였나이다
19 주의 길이 바다에 있었고 주의 곧은 길이 큰 물에 있었으나 주의 발자취를 알 수 없었나이다
20 주의 백성을 양 떼 같이 모세와 아론의 손으로 인도하셨나이다
77편의 시는 극심한 환난날에 자신을 버린 것 같은 하나님을 애타게 찾고 부르지는 시입니다. 버림 받았다는 느낌을 경험해 본 적이 있는지요? 저는 실질적으로 버림 받은 경험은 없지만, 극심한 아픔이나 슬픔을 경험할 때 나의 아픔이나 슬픔을 아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으로 홀로 버림 받았다는 외로움을 느낀 적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때의 일입니다. 부활절에 교회에서 나눠준 삶은 달걀을 먹은 뒤 집에 돌아와 더 먹고 싶은 욕심에 두개를 더 삶아 먹었습니다. 식탐이 대단했던 것이죠… 초등학생이 혼자 달걀을 삶아 먹었으니 말이죠.. 그런데 월요일 오전부터 명치 쪽이 아프기 시작했고, 열도 낫고, 모든 걸 토했습니다. 가까스로 학교에 등교했지만, 버티지 못하고 집에 돌아 왔습니다. 소화제 먹으면 좀 나아지려나 했습니다. 단순히 체했다고 생각하고 밤새 끙끙앓았습니다. 병원에 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죠. 화요일 아침이 되었습니다. 밤새 앓던 제 모습에 부모님은 놀라서 인근 병원에 갔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가장 가까운 종합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했고, 응급실로 들어가라고 했습니다. 종합병원에서 진단 받은 병명은 급성 췌장염이였습니다. 열은 39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명치쪽은 너무 아파 누워있을 때 무릎을 제대로 펴지 못한 채 있었습니다. 항생제와 포도당 주사를 계속해서 맞아야 했습니다. 1주일 동안 단 한마디 말도 못한채 물도 못마시고 끙끙 알았습니다. 너무 아파 시간도 흐르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부모님도 계속 옆에서 간호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며 교회 목사님과 집사님들이 번갈아 오시며 예배드려 주셨습니다.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밤 늦게 의사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오늘 밤이 고비라는 말을 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은 당장 열이 떨어지지 않으면 췌장에 문제가 생겨 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고통의 시간이 일주일간 지속되다보니 두려워졌습니다. 두려움이 생기니까 모든 것이 짜증났습니다. 그런데 짜증낼 힘도 없이 두려움 속에 혼자 남겨졌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아픔이 지속되면 찾아오는 두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혼자 남겨진 것 같은 두려움, 내 아픔은 아무도 모른다는 서러움등 복합적인 감정이 밀려 왔습니다.
오늘 시편 기자는 견디기 힘든 고난 중에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찾았지만 하나님이 응답해 주시지 않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하나님의 위로와 회복이 아니면 그의 상황이 나아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위로를 거절합니다.
그리고 솔직한 당시의 심정을 말하는데 하나님을 생각할 때 괴롭다고 합니다. 왜 하나님을 생각하면 괴로울까요? 하나님은 자비로운 하나님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분명 구원의 하나님인데 이렇게 애타게 하나님을 찾는데도 불구하고 답이 없으시니까 그는 더 힘들고 괴로운 것입니다. 그리고 6절 하반부에 “내 마음으로 간구하기를"이라고 번역되어 있지만, 이는 “마음에 묻기를"이라고 번역이 가능합니다. 많은 의구심으로 마음으로 질문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과거에 자신과 이스라 엘에게 베푸셨던 은혜, 인자하심, 긍휼, 약속이 폐하여지고, 그쳐지고, 잊혔는지를 질문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10절에 시편 저자는 갑자기 분위기를 바꾸어 이는 “나의 잘못이라"고 고백합니다. 현재의 고난을 넘어서서 과거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회상함으로써 소망을 갖기로 결심합니다. 12절에 “주의 모든 일을 작은 소리로 읊조린다”고 합니다. 이는 하루 종일 묵상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의 행사를 낮은 소리로 되뇌이리이다”고 다짐합니다. 하나님이 하신 일들을 기억하고 묵상했을 때 전에 보이지 않았던 일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나님의 전능하신 창조 섭리와 자연을 움직이시는 권능을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오늘 말씀은 이 땅에 사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직면할 수 있는 다양한 믿음의 시험을 보여 줍니다. 특별히 죄를 지은 것도 없고 하나님을 위해서 의롭고 성실하게 살려고 애를 쓰는데 고난이 닥칠 수 있습니다. 그 고난은 심각한 질병이나 핍박이나 경제적 어려움이나 관계의 어려움 등일 수 있습니다. 아무리 기도를 해도 하나님께서 들으시지 않는 것 같고 전혀 상황이 개선되지 않아서 마치 하나님이 나를 버리신 것 같은 상황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힘든 내색 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가는 것이 좋은 신앙의 모습일까요? 아닙니다. 아플때는 아프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아픔을 숨기지 않습니다. 내면의 탄식과 회의 마저도 솔직하게 드려져야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는 더 깊이 하나님을 묵상합니다.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합니다. 이 과정을 지난 후 제대로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고난이 은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하나님을 발견하기 때문에 은혜가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 하나님이 우리에게 행하신 일들을 기억하고 작은 소리로 읊조리시며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