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암송 60구절 - 11
일년일독 성경 말씀
시 22-24
매일성경묵상
잠 17:15-28
15 악인을 의롭다 하고 의인을 악하다 하는 이 두 사람은 다 여호와께 미움을 받느니라
16 미련한 자는 무지하거늘 손에 값을 가지고 지혜를 사려 함은 어찜인고
17 친구는 사랑이 끊어지지 아니하고 형제는 위급한 때를 위하여 났느니라
18 지혜 없는 자는 남의 손을 잡고 그의 이웃 앞에서 보증이 되느니라
19 다툼을 좋아하는 자는 죄과를 좋아하는 자요 자기 문을 높이는 자는 파괴를 구하는 자니라
20 마음이 굽은 자는 복을 얻지 못하고 혀가 패역한 자는 재앙에 빠지느니라
21 미련한 자를 낳는 자는 근심을 당하나니 미련한 자의 아비는 낙이 없느니라
22 마음의 즐거움은 양약이라도 심령의 근심은 뼈를 마르게 하느니라
23 악인은 사람의 품에서 뇌물을 받고 재판을 굽게 하느니라
24 지혜는 명철한 자 앞에 있거늘 미련한 자는 눈을 땅 끝에 두느니라
25 미련한 아들은 그 아비의 근심이 되고 그 어미의 고통이 되느니라
26 의인을 벌하는 것과 귀인을 정직하다고 때리는 것은 선하지 못하니라
27 말을 아끼는 자는 지식이 있고 성품이 냉철한 자는 명철하니라
28 미련한 자라도 잠잠하면 지혜로운 자로 여겨지고 그의 입술을 닫으면 슬기로운 자로 여겨지느니라
15절의 말씀은 법적 다툼에서 재판장이 재판하면서 의인과 악인을 잘못 판결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특히 이런 경우는 뇌물을 받고 죄인을 무죄로 석방하여 의인의 정의를 부정하는 일이 벌어지는 경우입니다. 정의로우신 하나님은 이런 일을 역겨워하십니다.
이 본문을 묵상하면서 갑자기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한겨레 신문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눈길을 잡았습니다.
“삼십년 전 서울올림픽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인 1988년 10월8일 서울 영등포교도소에서 충남 공주교도소로 이감 중이던 죄수 열두명은 호송 차량에서 탈출을 감행합니다. 이들 중 지강헌이 이끄는 네명은 서울 시내 여러 곳을 전전하다가 일주일 뒤인 10월18일 은평구의 한 주택에 침입한 뒤 그 집에 살던 가족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합니다. 수천명의 경찰과 취재진이 좁은 주택가를 가득 채웠던 당시 모습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최종적으로 인질범 한명이 자수하고 세명이 자살하는 것으로 끝마쳤는데, 다행히도 인질로 잡혔던 가족은 무사하였습니다. 지강헌의 탈주극은 당시에도 큰 화제였고, 이후에도 티브이 드라마 <수사반장>과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2006년 영화 <홀리데이>로 각색되어 제작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이토록 주목받은 것은, 한국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범죄자들의 탈주, 총기 범죄, 인질극, 그리고 지강헌이 마지막에 요청한 비지스의 노래 홀리데이까지 온갖 극적인 요소를 다 갖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유전무죄·무전유죄”라는 지강헌의 짧은 유언이 가장 큰 요인이었습니다.
지강헌은 여러 차례 잡범죄를 벌인 전과자였지만, 자신은 560만원을 훔친 것 때문에 징역과 보호감호로 무려 17년간 수감생활을 하여야 하는 데 반해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횡령, 탈세, 뇌물수수를 범한 전경환(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은 겨우 7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에 큰 불만을 품고 벌인 일입니다. 전경환은 실제로는 노태우 정권 말에 징역 3년을 마치고 가석방된 뒤 특별사면을 통해 복권되기까지 합니다. 이러한 세태를 고발한 것이 바로 ‘유전무죄·무전유죄’였습니다.
물론 지강헌이라는 사람은 중 범죄를 저질렀기에 이런 말 할 자격이 있나 싶지만, 많은 분들이 지강헌의 말에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대법원이 2004년 1월 M&C리서치를 통해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형사재판이 부유하거나 가난한 사람, 지위가 높거나 낮은 사람들에게 똑같이 정의롭고 공정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65.5%는 ‘그렇지 않다’, 18.2%는 ‘매우 그렇지 않다’고 답변해서 83.7%가 ‘유전무죄·무전유죄에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그리고, 2017년 1월 동아일보·엠브레인이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한국은 유전무죄·무전유죄가 얼마나 적용되는 사회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가 19.6%, ‘매우 그렇다’가 71.4%로 총 91%의 답변자가 유전무죄·무전유죄 사회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사회는 재력을 중심으로 권력이 형성되고, 돈과 권력으로 변호사를 선임하면 처벌이 약해 지거나 무죄를 받을 수도 있게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이 이런 상황을 보시면 어떤 마음일까요? 하나님이 원하는 정의가 실종되었습니다. 정의롭게 살려고 하면 오히려 바보 취급 당하고, 짖 밟힘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적당히 타협하며, 돈과 권력을 쥐고 흔들 수 있어야 제대로된 사람 대접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런 세상일 일수록 우리는 명철해 져야 합니다. 24절의 말씀은 명철한 자와 미련한 자의 차이를 시선과 방향으로 구별합니다. 지혜가 명철한 자 “앞에 함께" 있지만, 미련한 자의 눈은 땅 끝에 있다고 하십니다. 우리가 명철하다면 지헤를 먼곳에서 찾지 말고 늘 우리와 함께 하는 하나님의 말씀안에서 찾아야 합니다. 지혜가 앞에 있음에도 외면하면 미련한 삶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지혜가 가까이 있음을 인식한다면 우리는 결코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일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달걀로 바위 치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사회적 분위기는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도 하나님은 역사하심을 확신합니다. 단지, 하나님의 백성들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시류에 동조하며 살고 있기 때문에 그 빛을 발하지 못할 뿐 입니다.
하나님의 정의를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옳은 길 따르는 예수님의 제자로 힘있게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