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내가 해 아래에서 내가 한 모든 수고를 미워하였노니 이는 내 뒤를 이을 이에게 남겨 주게 됨이라
19 그 사람이 지혜자일지, 우매자일지야 누가 알랴마는 내가 해 아래에서 내 지혜를 다하여 수고한 모든 결과를 그가 다 관리하리니 이것도 헛되도다
20 이러므로 내가 해 아래에서 한 모든 수고에 대하여 내가 내 마음에 실망하였도다
21 어떤 사람은 그 지혜와 지식과 재주를 다하여 수고하였어도 그가 얻은 것을 수고하지 아니한 자에게 그의 몫으로 넘겨 주리니 이것도 헛된 것이며 큰 악이로다
22 사람이 해 아래에서 행하는 모든 수고와 마음에 애쓰는 것이 무슨 소득이 있으랴
23 일평생에 근심하며 수고하는 것이 슬픔뿐이라 그의 마음이 밤에도 쉬지 못하나니 이것도 헛되도다
24 사람이 먹고 마시며 수고하는 것보다 그의 마음을 더 기쁘게 하는 것은 없나니 내가 이것도 본즉 하나님의 손에서 나오는 것이로다
25 아, 먹고 즐기는 일을 누가 나보다 더 해 보았으랴
26 하나님은 그가 기뻐하시는 자에게는 지혜와 지식과 희락을 주시나 죄인에게는 노고를 주시고 그가 모아 쌓게 하사 하나님을 기뻐하는 자에게 그가 주게 하시지만 이것도 헛되어 바람을 잡는 것이로다
오늘 본문에는 솔로몬의 뼈저린 후회와 실망감에 사로 잡힌 고백이 있습니다. 20절을 보면 내가 내 마음에 실망하였다고 합니다. 실망하였다는 단어는 바라고 기대하던 것에 대한 약간의 아쉬움이나, 서운함의 정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소망이 전혀 없는 절망을 의미합니다. 개역개정에는 빠졌지만 개역한글 성경으로 보면 ‘도리어’ 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 단어는 ‘돌이키다’ 라는 뜻으로 가던 길에서 완전히 급히 돌아선 상태를 가리킵니다.
그가 행한 모든 수고가 왜 그를 급히 하던 모든 수고에서 돌이키며, 마음이 절망에 빠지게 된 것일까요? 여기에 사용된 수고라는 단어는 단순노동이 아니라 진저리 날정도로 고된 노동을 의미 한다고 합니다. 전도서 2장 18절을 보면 내가 한 모든 수고를 미워하였다고 합니다. 미워하다라는 말은 증오에까지 이르는 정서적 감정으로 생각만 하면 분과 화가 치밀어 오르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솔로몬은 왜 갑자기 자신의 수고에 대하여 이토록 절망감을 느끼고, 증오하게 되었으며 갑자기 돌이키게 되었는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본문에서 솔로몬이 말하고자 하는 요점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 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자신이 피 땀 흘려 쌓아 놓은 업적을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자가 물려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그의 후계자가 그의 업적을 유지하고 발전 시킬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셋째는 아무리 위대한 업적을 쌓아 놓았다 할지 라도 그것을 쌓은 당사자인 자신이 그것을 영원히 누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이룬 것을 후대에 넘겨줘야 하는 것이 실망스럽다면,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솔로몬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솔로몬은 이미 2:24절에서 “사람이 먹고 마시며 수고하는 것보다 그의 마음을 더 기쁘게 하는 것은 없나니 내가 이것도 본즉 하나님의 손에서 나오는 것이로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이 말은 모든 것이 하나님의 손에서 나오는 것임을 알고 오직 하나님을 의지하며, 모든 것은 그분이 주시는 것으로 인정하며 마음에 위로를 삼고 사는 것이 우리의 기쁨이라는 것입니다. 솔로몬이 노년에야 깨닫게 된 것은 "모든 것은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것이며, 내가 나의 지혜로 수고하여 어떠한 이익을 이 땅에서 만들어 영원히 소유하려 한다는 것은 헛된 것이며 절망스러운 것이다" 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수고를 통하여 내가 무엇인가 얻고 영원히 소유할 것처럼 살아서는 안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불가능한 것입니다. 영원한 것은 오직 하나님께만 있는 것이며, 그렇기에 신자가 이 땅을 살아가는 지혜는 오직 하나님을 인정하며, 그분으로부터 모든 것이 오며, 그것을 감사히 받고 그리고 하나님을 기쁨으로 삼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분 만이 우리의 영원한 이득이 되시며, 유익이 되십니다. 그렇기에 그분을 얻는 것을 최선으로 삼고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