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35:19-28
19 부당하게 나의 원수된 자가 나로 말미암아 기뻐하지 못하게 하시며 까닭 없이 나를 미워하는 자들이 서로 눈짓하지 못하게 하소서
20 무릇 그들은 화평을 말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평안히 땅에 사는 자들을 거짓말로 모략하며
21 또 그들이 나를 향하여 입을 크게 벌리고 하하 우리가 목격하였다 하나이다
22 여호와여 주께서 이를 보셨사오니 잠잠하지 마옵소서 주여 나를 멀리하지 마옵소서
23 나의 하나님, 나의 주여 떨치고 깨셔서 나를 공판하시며 나의 송사를 다스리소서
24 여호와 나의 하나님이여 주의 공의대로 나를 판단하사 그들이 나로 말미암아 기뻐하지 못하게 하소서
25 그들이 마음속으로 이르기를 아하 소원을 성취하였다 하지 못하게 하시며 우리가 그를 삼켰다 말하지 못하게 하소서
26 나의 재난을 기뻐하는 자들이 함께 부끄러워 낭패를 당하게 하시며 나를 향하여 스스로 뽐내는 자들이 수치와 욕을 당하게 하소서
27 나의 의를 즐거워하는 자들이 기꺼이 노래 부르고 즐거워하게 하시며 그의 종의 평안함을 기뻐하시는 여호와는 위대하시다 하는 말을 그들이 항상 말하게 하소서
28 나의 혀가 주의 의를 말하며 종일토록 주를 찬송하리이다
시편 35편에도 표제가 있는데, ⟨다윗의 시⟩라고 짧게 되어 있습니다. 34편의 시편과는 달리 이 표제만 봐서는 다윗이 어떤 상황 속에서 이 시를 썼는지 알 수 없지만, 시편 35편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단어들만 봐도 다윗이 지금 어떠한 상황인지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나를 쫓는 자, 나와 다투는 자, 내 생명을 찾는 자들, 나를 해치려는 자들, 불의한 증인들, 불량배, 멸망자, 사자들, 부당하게 나의 원수된 자, 나를 미워하는 자들, 나의 재난을 기뻐하는 자들, 나를 향하여 스스로 뽐내는 자들...”
오늘 본문의 말씀은 다윗이 믿고 의지했지만, 반역한 사람들 때문에 고난을 경험하고 있고, 그들을 탄원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학자들은 본문에서 하는 다윗의 탄원 대상으로 "아히도벨과 압살롬"을 지목합니다. 압살롬은 얼마전 묵상할 때 말씀 드린 것처럼 다윗의 아들로 반역을 일으킨 장본인 입니다. 그런데 다윗은 압살롬보다 그와 함께 있는 아히도벨을 더 두려워했습니다. 왜냐하면, 아히도벨은 다윗의 최고의 책략가였던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사무엘하 15장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다윗에게 알리되 압살롬과 함께 모반한 자들 가운데 아히도벨이 있나이다 하니 다윗이 이르되 여호와여 원하옵건대 아히도벨의 모략을 어리석게 하옵소서 하니라" 다윗은 아히도벨의 모략을 두려워했는데, 아히도벨은 다윗성을 차지하자마자 압살롬으로 하여금 다윗 왕의 후궁들과 동침하게 하고, 도망가는 다윗을 바로 추적하여 살해하자는 모략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아히도벨의 계략을 압살롬이 받아들이지 않고, 후새의 말을 따름으로 다윗은 극적으로 살아나게 된 것입니다.
다윗은 아히도벨과 압살롬이 손 잡고 자신을 공격하는 기막힌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그래서 19절에 "부당하게 나의 원수된 자가 나로 말미암아 기뻐하지 못하게 하시며 까닭 없이 나를 미워하는 자들이 서로 눈짓하지 못하게 하소서" 라고 간구합니다. 억울한 상황입니다. 부당하게 쫓겨난 상황입니다. 다윗은 이 상황을 하나님이 보고 계시오니, 이 일로 인하여 그들이 기쁨을 누리기 못하고, 그들이 서로 눈짓하여 작당하지 못하도록 기도하는 것입니다.
20절은 그들이 어떤 자들인지 말합니다. 그들은 화평을 말하지 않고, 평안히 사는 자들을 거짓말로 모략하는 자들이라고 합니다.
이제 다윗은 본격적으로 하나님께 그들을 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22절에 주께서 이를 보셨사오니 잠잠하지 마옵소서… 라고 말하고 24절에 보면 그들이 나로 말미암아 기뻐하지 못하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리고 26절에 “나의 재난을 기뻐하는 자들이 함께 부끄러워 낭패를 당하게 하시며 나를 향하여 스스로 뽐내는 자들이 수치와 욕을 당하게 하소서”고 간구합니다.
시편을 묵상하다 보면 가끔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말씀들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분명히 제자들에게 용서하라고 말씀하셨는데, 다윗은 하나님께 용서가 아닌 저주를 위한 기도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왜 이런 기도를 우리에게 남겨 주셨을까요?
예수님의 말씀처럼 원수도 사랑하는 것이 제자된 우리의 모습이지만, 사실 우리의 현실은 그러지 못합니다. 압살롬과 아히도벨과 같은 사람이 나를 죽이려고 쫓아 오는 순간에도 그들을 축복하는 기도를 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한탄하며 저주하는 마음을 갖습니다.
저는, 하나님이 다윗의 기도를 말씀으로 남겨 주신 이유에 대해서 힘들고 어려울 때 하나님께 이런 기도를 드릴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윗은 그 사람을 향해서 저주를 퍼 붓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답답함을 사람에게 푸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상황을 알고 주관하시는 하나님께 기도 할 수 있도록 그 길을 열어 주신 것입니다.
기도는 우리의 솔직한 감정을 토로하는 행위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상황도 마음도 다 아십니다. 그런데 그 앞에서 위선적으로 괜찮은 척… 안 아픈 척… 축복하는 척… 하며 하나님께 나가지 않아도 된다고 하신 것입니다.
저는 이런 토로가 있어야 회복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 맘껏 내 상황을 쏟아 낸 후에야 비로서 하나님의 위로를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경험이 없는 분들은 기도하는 행위 자체를 그만 둡니다. 마음의 상처를 토로하지도 못하고, 위로를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다윗과 같은 답답한 상황에서 어떤 기도를 드리시는 지요? 솔직한 상황과 심령을 토로하는 자유함과 하나님과의 친밀함이 필요합니다. 이 답답한 상황에서 저는 괜찮습니다. 다 알아서 해 주세요.. 라고 기도하지 말고, 심각한 상황에서 억울함을 토로하듯 기도하는 믿음의 공동체 되기를 간구합니다.
제가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35편 28절에 대한 어거스틴의 글을 읽었습니다. 이 글이 은혜 되어 옮겨 놓습니다.
"나의 혀가 주의 의를 말하며 종일토록 주를 찬송하리이다." 당신은 지친 상태이다. 하루 종일 계속해서 하나님을 찬양할 자가 누구인가? 당신이 원할 경우에 하루 종일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는 방책을 내가 제안하겠다. 당신이 무엇을 하든지 제대로 잘하라. 그리하면 당신은 하나님을 찬양한 셈이다. 당신이 찬송가를 부름으로써 하나님을 찬양하지만, 만일 당신의 마음이 그분을 찬양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혀가 하는 일이 무엇이겠는가? 찬송 부르기를 멈추고 물러나서 휴식을 취하는가? 그때 술취하지 말라. 그리하면 당신이 하나님을 찬양한 셈이다. 잠을 자러 가는가? 일어나 악을 행하지 말라. 그리하면 하나님을 찬양한 셈이다. 사업을 진행시키는가? 악한 방법을 사용하지 말라. 그리하면 당신은 하나님을 찬양한 셈이다. 밭을 가는가? 다툼을 일으키지 말라. 그리하면 하나님을 찬양한 셈이다. 매사를 순전한 마음으로 행함으로써 하루 종일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준비시키라. -어거스틴.
맥체인 성경통독
열왕기하 7장, 디모데전서 7장
다니엘 11장, 시편 119편 25-48절
오늘의 암송 요절
로마서 12장 16-17절
16 서로 마음을 같이하며 높은 데 마음을 두지 말고 도리어 낮은 데 처하며 스스로 지혜 있는 체 하지 말라
17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