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13장 21-33절
21 이에 그들이 올라가서 땅을 정탐하되 신 광야에서부터 하맛 어귀 르홉에 이르렀고
22 또 네겝으로 올라가서 헤브론에 이르렀으니 헤브론은 애굽 소안보다 칠 년 전에 세운 곳이라 그 곳에 아낙 자손 아히만과 세새와 달매가 있었더라
23 또 에스골 골짜기에 이르러 거기서 포도송이가 달린 가지를 베어 둘이 막대기에 꿰어 메고 또 석류와 무화과를 따니라
24 이스라엘 자손이 거기서 포도를 베었으므로 그 곳을 에스골 골짜기라 불렀더라
25 사십 일 동안 땅을 정탐하기를 마치고 돌아와
26 바란 광야 가데스에 이르러 모세와 아론과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에게 나아와 그들에게 보고하고 그 땅의 과일을 보이고
27 모세에게 말하여 이르되 당신이 우리를 보낸 땅에 간즉 과연 그 땅에 젖과 꿀이 흐르는데 이것은 그 땅의 과일이니이다
28 그러나 그 땅 거주민은 강하고 성읍은 견고하고 심히 클 뿐 아니라 거기서 아낙 자손을 보았으며
29 아말렉인은 남방 땅에 거주하고 헷인과 여부스인과 아모리인은 산지에 거주하고 가나안인은 해변과 요단 가에 거주하더이다
30 갈렙이 모세 앞에서 백성을 조용하게 하고 이르되 우리가 곧 올라가서 그 땅을 취하자 능히 이기리라 하나
31 그와 함께 올라갔던 사람들은 이르되 우리는 능히 올라가서 그 백성을 치지 못하리라 그들은 우리보다 강하니라 하고
32 이스라엘 자손 앞에서 그 정탐한 땅을 악평하여 이르되 우리가 두루 다니며 정탐한 땅은 그 거주민을 삼키는 땅이요 거기서 본 모든 백성은 신장이 장대한 자들이며
33 거기서 네피림 후손인 아낙 자손의 거인들을 보았나니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으니 그들이 보기에도 그와 같았을 것이니라
애굽에서 노예 생활 하다가 시내 광야에서 일년간 거주했던 이스라엘 백성은 스스로 무언가를 성취한 일이 없었습니다. 애굽에서 바로가 시키는 일만 했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출 애굽 했고, 광야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만나를 거두어 먹었습니다. 현재 살아있는 이스라엘 백성 대부분은 남이 시키는 대로 하거나 주체성 없이 남에게 굽신대는 성질을 갖고 살아왔습니다. 소위 말해 노예 근성에 찌든 삶을 살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에게 부족함이 생기면 누군가를 원망하고, 애굽으로 돌아갈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가나안 땅 정탐을 갔습니다. 그곳은 그들이 생전 처음 보는 낯선 곳이지만 풍성했고, 위대해 보였습니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본 도시는 애굽의 소안이었는데 가나안에는 소안보다 7년이나 먼저 세워진 헤브론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도시를 보면서 위축되었습니다.
제가 어릴 때 친구와 처음으로 명동에 있는 롯데 백화점에 갔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난생처음 에스컬레이터를 타보고, 화려한 조명과 진열된 상품들은 서울 촌놈을 위축하게 만들었습니다. 엄청난 인파에 친구를 잃을까 백화점 구경은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어리바리한 채로 백화점 둘러보고 돌아 나온 기억이 납니다.
제가 느꼈던 것보다 정탐꾼들이 가나안 땅에 도착했을 때 더 큰 위축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같은 광경을 보면서 보고의 내용은 갈라졌습니다. 30절에 갈렙은 "그 땅을 취하자 능히 이기리라"는 보고를 합니다. 반면에, 10명은 달랐습니다. 그들은 단호하게 "그 백성을 치지 못하리라" 했습니다. 사실 갈렙과 여호수아를 제외한 10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이 본 것은 객관적인 사실들입니다. 백성의 신장이 장대하여 거인들이 사는 것 같았습니다. 여리고 성과 같은 난공불락 성들을 봤기 때문에 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을 비교하며 스스로 보기에 메뚜기 같다고 말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갈렙은 어떻게 나머지 사람들과 다른 의견을 제출할 수 있었을까요? 14장 24절에 보면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종 갈렙은 그 마음이 그들과 달라서 나를 온전히 따랐은즉." 갈렙은 마음이 달랐다고 하십니다. 마음이 달라서 하나님을 온전히 따랐다고 하십니다. 다른 사람들은 하나님을 따른 것이 아니라 여전히 노예시절 갖고 있었던 노예 근성을 버리지 못한 채 가나안 땅을 본 것입니다. 매일 벽돌 굽고, 시키는 일만 하던 그 마음으로 가나안 땅을 볼 때 그 땅은 감히 넘볼 수 없는 땅이었습니다. 마음이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자신을 메뚜기로 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반면, 갈렙은 하나님을 온전히 따랐습니다. 그의 마음이 완전히 하나님의 뜻으로 가득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은 가나안 땅을 차지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가나안 땅을 정복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땅을 주신다고 한 것입니다. 그 뜻을 품고 그 땅을 봤을 때 능히 이길 수 있다고 한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누구와 같습니까? 여전히 애굽의 노예 시절 바로의 채찍질에 눈치 보던 그 마음을 갖고 있습니까? 시내산에서 언약 맺은 하나님 백성의 마음을 갖고 있습니까? "능히 이기리라!" 온전히 하나님을 섬기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세상에서 승리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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